바쁘다는 이유로 두어 달 동안 셔터 한 번 눌러보지 못했고,
늘 일상처럼 하던 블로그 업데이트도 손 놓고 지냈다.
그렇게 시간이 흘렀고,
조금의 숨을 돌릴 여유가 생긴 오늘—
익숙하던 블로그를 찾아 들어가려는데
웬일인지 비밀번호가 맞지 않는단다.
늘 하던 대로 구글에서 ‘T스토리 바로가기’를 눌렀건만
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.
결국 돌아 돌아 다음을 통해 겨우 들어가긴 했지만,
사진을 어떻게 올리는지조차 한참을 망설여야 했다.
15년 동안, 거의 매일같이 올리던 사진.
습관처럼 자연스럽던 그 일이
이제는 낯설고 머뭇거려지는 순간이 되어버렸다.
정말 황당했다.
수십 년을 몸으로 익혀온 일이
고작 두어 달의 공백만으로 이렇게 희미해지다니.
돌이켜보면, 그동안은 지금 배우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생각할 틈이 없었는지도 모른다.
그래서일까.
잊어버린 게 아니라, 잠시 접어두었던 기억들이
조용히 먼지 속에 숨어 있었던 것 같다.
이 낯선 침묵 속에서 다시 카메라를 들려 한다.
익숙했던 감각이 되살아나는 그 순간을
다시, 기다리며.